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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세먼지 분석은 코끼리 여기저기 만져 ‘코끼리 맞다’ 하는 것”
등록일 2018-04-25 작성자 강릉에코파워 조회 674

기후변화로 바람 약해져서 
미세먼지 실린 대기 정체돼

2차 생성으로 미세먼지가 얼마나 만들어질지는 기상 조건에 따라 다르다. 중국의 짙은 미세먼지가 모두 한국으로 흘러오지는 않는다. 얼마나 올지는 바람이 결정한다. 이동성고기압이 중국 대륙을 천천히 지나 지난달 22일 한국으로 향하면서 미세먼지를 싣고 왔다. 시베리아에서 한반도로 불어오는 찬바람이 강했다면 먼지를 실은 대기는 하루 만에 빠져나갔을 것이다. 그런데 한반도의 바람이 약했다. 대기가 정체되면서 2차 생성이 일어났고 미세먼지 농도가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외국에서 오는 먼지양, 국내 대기 상황, 국내에서 2차로 생성되는 먼지양이 합쳐져 미세먼지 농도를 결정짓는 것이다. 이 연구관은 “결국 책임은 반반이라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바람 탓을 해야 할까. 기후연구자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언급한다. 지표면의 바람은 대기권 위쪽 바람에 따라 달라진다. 상층부의 대기 흐름을 좌우하는 것은 온도차다. 북극 지역이 몹시 추우면 고위도 지역과 저위도 지역의 기온차가 커져 바람이 강하게 분다. 북극 기온이 올라가면 온도차가 줄어 바람이 약해진다. 북극 기온은 해마다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대기정체에 따른 고농도 미세먼지가 한국의 봄철 연례행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 공기는 갈수록 깨끗해지고 있다? 

사실 시민들의 체감과 달리 국내 미세먼지 농도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연도별 서울 총먼지 농도(PM10과 비슷)를 보면 아시안게임이 열린 1986년에는 183㎍/㎥, 올림픽이 열린 1988년에는 179㎍/㎥였다가 1994년 78㎍/㎥로 떨어졌다. PM10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에는 2002년 76㎍/㎥를 정점으로 꾸준히 낮아져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미세먼지 ‘나쁨’인 날짜 수도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예전엔 늘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었는데”라는 기억은 1960~1970년대 이야기이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1980~1990년대에는 지금의 중국보다도 한국의 대기 상황이 나빴다. 

그런데도 미세먼지를 심각하게 인식하게 된 건 시민들의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년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고 이듬해에는 미세먼지로 인해 수명이 줄어든 ‘조기사망자’가 연간 700만명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2013년 8월부터는 국내 미세먼지 예보가 시작됐고 관련 보도가 폭증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분석시스템 분석 결과를 보면, 2000년대까지 1000건 안팎이던 미세먼지 기사가 2013년에는 2683건이 됐고 지난해에는 2만2205건으로 늘었다.

중국 주요 도시의 대기질은 최근 5년 새 30% 정도 개선됐다. 중국 환경보호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 74개 주요 도시의 PM2.5 농도는 2013년 72㎍/㎥에서 지난해 50㎍/㎥로 떨어졌다. 베이징 주변 공장이 대거 옮겨갔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산둥성의 경우도 2013년 98㎍/㎥에서 2017년 57㎍/㎥로 감소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시민들의 반감이 수그러들지 않는다. 지난 23일 종료된 청와대 국민청원 ‘미세먼지의 위험 그리고 오염 및 중국에 대한 항의’에는 27만8128명이 참여했다. 청원자는 “미세먼지가 10년 전에 비해 상당히 자주 몰려오는데 정부는 중국에 말 한마디조차 하지 않는다”면서 단교까지 주장했다.

■ 바람이 하는 일, 사람이 할 일 

과학적 근거와 통계를 들이대도 설득은 쉽지 않다. 미세먼지는 생활 속에서 직접 체감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름의 타당한 이유도 있다. 중국도 한국도 대기질이 나아지고 있다지만, 대기정체로 인한 ‘고농도 미세먼지’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들이 느끼는 미세먼지의 심리적 크기는 커져만 간다.

바람은 바람의 일을 할 뿐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람이 일을 해야 한다. 이 연구관은 “중국에 항의하는 정도로는 실익이 없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도 미세먼지로 고통을 겪으면서 국가적 역량을 쏟아 대기질을 개선하고 있는데 손가락질만 해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이 연구관은 미래를 희망적으로 본다. “PM2.5 기준으로 중국이 2015년 50㎍/㎥이고 우리가 지난해 25㎍/㎥였죠. 한국은 40에서 25로 떨어트리는 데 10년 정도 걸렸어요. 중국도 비슷하게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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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4242224005&code=940100#csidxbaa746aeab0e65b9243b0b384c2d428